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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물건을 한참 들여다보다 보면 마지막에 가장 어려운 숫자 하나가 남습니다.
“그래서 얼마를 써야 하지?”
너무 낮게 쓰면 낙찰받기 어렵고, 그렇다고 욕심을 내서 높게 쓰면 낙찰받고도 남는 것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때 감정가를 기준으로 70%, 80%처럼 입찰가를 정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경매 물건을 볼 때는 감정가보다 먼저 현재 시장에서 실제로 얼마에 거래될 수 있는지를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감정평가가 이루어진 시점과 입찰일 사이에는 시간이 지나고, 그동안 부동산 시세가 움직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낙찰 후 들어갈 돈도 계산해야 합니다. 취득비용과 수리비, 명도비용, 대출이자, 보유비용이 있고 물건에 따라 인수해야 할 권리나 금액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결국 입찰가는 남들이 얼마를 쓸 것인지 맞히는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얼마까지 써도 되는지를 먼저 계산하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30초 요약
• 감정가의 몇 %라는 공식만으로 입찰가를 정하지 않습니다.
• 현재 실거래가와 실제 매도 가능한 가격을 먼저 조사합니다.
• 권리분석을 끝낸 뒤 인수할 권리나 금액이 있는지 계산합니다.
• 취득비용·수리비·명도비용·보유비용도 투자금에 포함합니다.
• 대출을 이용한다면 금융비용까지 예상합니다.
• 내가 원하는 수익을 남긴 뒤 최대 입찰가를 역산합니다.
• 입찰 당일 경쟁 분위기 때문에 미리 정한 상한선을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감정가부터 붙잡고 계산하지 않습니다
감정가가 4억 원인 아파트가 한 번 유찰돼 최저매각가격이 내려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숫자만 보면 갑자기 싸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가와 최저매각가격은 현재 시장에서 그 부동산을 실제로 팔 수 있는 가격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입찰가격을 계산하려면 같은 단지의 최근 실거래가와 현재 매물가격, 층·향·동·면적·내부상태 등을 함께 비교해야 합니다.
특히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의 호가를 그대로 시세라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매도인이 받고 싶은 가격과 실제 거래되는 가격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얼마에 살까'보다 '얼마에 팔 수 있을까'를 먼저 봅니다
투자 목적으로 입찰한다면 계산의 출발점을 바꿔보는 것이 좋습니다.
낙찰가격부터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처분할 때 어느 정도 가격이면 현실적으로 매도할 수 있을지를 먼저 잡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실거래와 현재 매물, 물건의 상태를 종합해 정상적인 매도가격을 3억 원 정도로 판단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여기에서 앞으로 들어갈 비용과 원하는 수익을 하나씩 빼면 내가 입찰할 수 있는 가격의 범위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상 매도가격
- 취득·등기 등 비용
- 수리비
- 명도 및 보유비용
- 인수해야 할 권리·금액
- 금융비용
- 내가 확보하려는 수익
= 내가 써낼 수 있는 최대 입찰가격
실제 계산에서는 세금과 비용이 물건과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각 항목을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3. 권리분석 결과를 금액으로 바꿔봅니다
권리분석은 위험한 물건을 걸러내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입찰하려는 물건에 낙찰자가 인수해야 할 권리나 금액이 있다면 그 부담까지 계산해야 실제 매입원가가 나옵니다.
그래서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서, 등기사항증명서 등을 함께 살펴보고 임차인의 대항력과 배당관계, 인수되는 권리 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2억 5,000만 원에 낙찰받았다고 해도 별도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2,000만 원 있다면 투자 판단에서는 2억 5,000만 원만 보고 계산할 수 없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낙찰가와 실제 들어가는 돈은 다를 수 있습니다.
4. 수리비는 현장을 보고 따로 잡습니다
경매 물건은 내부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수리비를 지나치게 낮게 잡으면 낙찰 후 계산이 틀어질 수 있습니다.
도배와 장판 정도면 되는지, 욕실이나 주방까지 손봐야 하는지, 누수나 보일러·창호 같은 큰 비용이 예상되는지를 가능한 범위에서 조사해 봅니다.
내부 확인이 어려워 상태를 알 수 없다면 수리비를 0원으로 잡기보다 예상하지 못한 비용이 생길 가능성까지 감안해 여유를 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5. 명도에도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낙찰받았다고 바로 열쇠를 받아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유자나 임차인 등이 점유하고 있다면 인도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협의가 원만하게 끝날 수도 있지만 상황에 따라 인도명령이나 집행절차를 검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기간이 길어지면 이자와 관리비 같은 보유비용도 함께 늘어납니다.
따라서 명도비용은 단순히 이사비 얼마를 지급할 것인가의 문제로만 계산하지 말고 입주나 매도까지 걸리는 시간의 비용도 함께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취득비용도 입찰가 밖의 돈입니다
낙찰대금만 준비하면 경매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취득에 따른 세금과 등기 관련 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합니다.
세율은 주택인지 상가·토지인지, 취득자의 주택 보유상황과 적용되는 세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입찰 전에 해당 물건을 기준으로 따로 계산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투자수익을 계산하면서 이런 비용을 빼놓으면 입찰가격을 그만큼 높게 잡게 됩니다.
7. 대출을 쓴다면 이자까지 입찰가에 반영합니다
경매에서는 낙찰가가 높아질수록 필요한 자기 자금과 대출금도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대출을 이용한다면 예상 대출금액과 금리, 보유기간을 놓고 금융비용을 계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단기간에 수리해서 매도할 계획이라면 예상보다 매도가 늦어졌을 때도 계산이 버틸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는 편이 좋습니다.
3개월을 예상했는데 6개월이나 1년이 걸린다면 이자와 보유비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8. 마지막에 내가 원하는 수익을 뺍니다
여기까지 계산하고 나면 마지막으로 남겨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내가 이 경매에 참여하면서 얻으려는 수익입니다.
예상 매도가격에서 비용을 모두 빼고 남는 돈이 거의 없다면 낙찰 자체는 성공하더라도 투자로서는 매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목표수익을 정할 때도 단순히 금액만 볼 것이 아니라 투입한 자기 자본과 예상 보유기간을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숫자를 넣어서 최대 입찰가를 계산해 보겠습니다
아래 숫자는 계산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가상의 사례입니다.
| 항목 | 가정한 금액 |
|---|---|
| 예상 매도가격 | 300,000,000원 |
| 취득·등기 등 예상비용 | - 12,000,000원 |
| 수리비 | - 15,000,000원 |
| 명도·보유 관련 예상비용 | - 5,000,000원 |
| 금융비용 | - 5,000,000원 |
| 목표수익 | - 20,000,000원 |
| 계산상 최대 입찰가 | 243,000,000원 |
이 사례에서는 계산상 최대 입찰가격이 2억 4,300만 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끝내지 않습니다.
권리분석 결과 낙찰자가 별도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있다면 그 금액도 다시 빼야 하고, 예상 매도가격을 보수적으로 잡았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반대로 실제 거주 목적으로 입찰하는 사람이라면 목표수익 대신 같은 지역에서 일반매매로 구입할 때의 가격과 비용, 원하는 입주시기 등을 놓고 다른 방식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최저매각가격이 내려갔다고 무조건 싼 것은 아닙니다
유찰 횟수가 늘어나면 최저매각가격이 낮아지면서 관심을 갖는 입찰자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서 흔히 생기는 착각이 있습니다.
↓
유찰 후 최저매각가격 하락
↓
“이제 많이 싸졌네.”
최저매각가격이 낮아진 것과 부동산의 실제 가치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현재 시세가 이미 내려갔을 수도 있고, 권리관계나 점유관계 때문에 여러 차례 유찰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유찰 횟수보다 먼저 봐야 할 것은 왜 아직 낙찰되지 않았는가입니다.
입찰 당일에는 계산을 다시 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입찰 법정에 가면 생각보다 마음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경쟁자가 많아 보이거나 꼭 낙찰받고 싶은 물건이면 “몇 백만 원만 더 써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전에 계산한 최대 입찰가격을 넘는 순간 처음 세웠던 투자계획도 함께 달라집니다.
입찰가격은 법원에 도착해서 정하기보다 현장조사와 권리분석, 비용계산을 끝낸 뒤 미리 결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낙찰받지 못한 것은 손실이 아니지만, 계산을 넘겨 낙찰받은 물건은 실제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입찰보증금도 미리 확인합니다
입찰가격을 결정했다면 매수신청보증금도 확인해야 합니다.
기일입찰에서 매수신청보증금은 원칙적으로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입니다.
다만 법원이 보증금액을 달리 정할 수 있으므로 실제 입찰에서는 해당 사건의 매각공고에 기재된 보증금액을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재매각 사건 등은 일반적인 경우와 보증조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익숙한 비율만 믿고 준비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경매 입찰가 결정 전 체크리스트
| 순서 | 확인할 내용 |
|---|---|
| 1 | 최근 실거래가와 현재 매물가격 비교 |
| 2 | 감정평가 시점과 현재 시장가격 차이 확인 |
| 3 | 등기사항증명서·매각물건명세서·현황조사서 권리분석 |
| 4 | 낙찰자가 인수할 권리와 금액 확인 |
| 5 | 취득·등기·수리 예상비용 계산 |
| 6 | 점유관계와 예상 명도기간·비용 확인 |
| 7 | 대출 가능금액·금리와 예상 금융비용 확인 |
| 8 | 예상 보유기간과 보유비용 계산 |
| 9 | 목표수익을 반영해 최대 입찰가격 결정 |
| 10 | 매각공고에서 입찰보증금과 특별매각조건 최종 확인 |
자주 묻는 질문
감정가의 몇 % 정도에 입찰하는 것이 좋나요?
일률적인 비율을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감정평가 시점과 현재 시세가 다를 수 있고 물건마다 권리관계와 수리비, 명도조건도 다릅니다. 감정가의 일정 비율보다 현재 가치와 총비용을 기준으로 최대 입찰가격을 계산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한 번 더 유찰될 것 같으면 기다리는 것이 좋을까요?
다음 기일까지 기다리면 최저매각가격이 내려갈 수 있지만 다른 입찰자가 먼저 낙찰받을 수도 있습니다. 유찰 횟수를 예상하기보다 현재 최저매각가격이 자신이 계산한 최대 입찰가격 안에 들어오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입찰가 끝자리를 1원이나 10원 단위로 쓰면 유리한가요?
다른 입찰자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이면 순위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상대방의 입찰가격을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끝자리 숫자 자체가 낙찰을 보장하는 전략은 아닙니다. 끝자리보다 중요한 것은 사전에 정한 최대 입찰가격을 넘지 않는 것입니다.
입찰보증금은 항상 최저매각가격의 10%인가요?
기일입찰에서는 원칙적으로 최저매각가격의 10분의 1이지만 법원이 달리 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사건의 매각공고에 기재된 보증금액을 입찰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마무리
경매에서 좋은 입찰가격은 가장 높은 가격이 아닙니다.
시세를 조사하고 권리관계를 확인한 뒤 앞으로 들어갈 돈을 모두 빼고도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남는 가격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계산해 놓으면 입찰 결과도 조금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내가 정한 가격보다 누군가 더 높게 써서 가져갔다면 무조건 아쉬워할 일은 아닙니다. 그 사람의 투자조건과 내 조건이 달랐을 뿐입니다.
반대로 경쟁자를 이겼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낙찰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경매 입찰가는 낙찰받기 위한 숫자가 아니라, 낙찰받은 뒤에도 내 계산을 지킬 수 있는 숫자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료 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민사집행법」
국가법령정보센터 「민사집행규칙」 제63조
대법원 2023. 3. 10. 자 2022마 6559 결정
대한민국 법원 법원경매정보
※ 이 글은 부동산 경매 입찰가격을 검토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설명한 내용입니다. 실제 적정 입찰가격은 부동산의 시세, 권리관계, 점유상태, 취득세, 금융조건, 수리비와 개인의 투자목적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입찰 전에는 해당 사건의 등기사항증명서,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와 매각공고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