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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을 임대하러 가보면 이전 임차인이 사용하던 시설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에어배관이나 전기배선, 덕트, 칸막이부터 기계기초와 호이스트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새 임차인 입장에서는 비용을 들여 새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니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계약이 끝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내가 설치한 것도 아닌데 이것까지 철거하고 나가야 하나?”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을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새 임차인이 그 시설의 철거와 원상복구 책임까지 당연히 넘겨받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계약서에 어떻게 적었는지, 어떤 방식으로 시설을 인수했는지, 입주 후 시설을 추가하거나 변경했는지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30초 요약
①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이라고 새 임차인이 무조건 철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② 원칙적으로 임차인은 자신이 임차했을 당시의 상태로 반환하면 됩니다.
③ 다만 기존 시설의 철거책임까지 인수하기로 약정했다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④ ‘현 시설 상태로 인수한다’는 문구만 믿지 말고 시설별 처리방법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안전합니다.
⑤ 입주 전 기존시설 목록과 사진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상황 | 원상복구 판단 |
|---|---|
| 입주 전 시설 |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새 임차인이 설치한 부분이 아님 |
| 입주 후 설치 | 새 임차인이 설치·변경한 부분은 원상복구 문제 발생 가능 |
| 철거책임 약정 | 계약내용에 따라 기존시설까지 책임범위가 확대될 수 있음 |
| 내용 불명확 | 입주 당시 상태·계약 경위·시설 인수관계 등을 함께 확인 |
1. 전 임차인이 남긴 시설, 새 임차인이 철거해야 할까?
원상복구는 기본적으로 임차인이 임차한 목적물을 반환할 때 발생하는 의무입니다.
민법 제654조는 임대차에 제615조를 준용하고 있고, 이에 따라 임차인은 임대차가 끝나면 목적물을 반환하면서 원상회복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새 임차인이 입주하기 전부터 존재했던 모든 시설까지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임대 당시 이미 종전 임차인 등이 설치한 가건물이나 공작물이 있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재 임차인은 자신이 임차했을 당시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고 종전 임차인이 설치한 부분까지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2. 대법원 판결에서 무엇을 봐야 할까?
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다 249661 판결은 이 문제를 직접 다루고 있습니다.
사건에서는 임차인이 들어오기 전부터 토지에 주택과 철창 구조물 등이 존재했습니다.
임대인은 계약이 끝난 뒤 현재 임차인에게 기존 구조물까지 철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대법원은 전 임차인 등이 설치한 부분까지 현재 임차인이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정을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다음 사항이 중요합니다.
- 임대차계약이 어떤 경위로 체결됐는지
- 계약서에 기존 시설을 어떻게 정했는지
- 임대 당시 목적물의 상태가 어떠했는지
- 현재 임차인이 시설을 추가하거나 변경했는지
따라서 기존 시설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철거책임을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3. 기존 시설을 사용했다면 ‘인수’한 것일까?
공장 임대차에서는 이 부분을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 임차인이 설치한 에어배관이 그대로 있고 새 임차인이 입주한 뒤 그 배관을 계속 사용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단순히 기존 시설을 사용했다는 사실과 그 시설의 철거·원상복구 책임까지 계약으로 인수했다는 것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누구 소유의 시설인지, 새 임차인이 무상 또는 유상으로 양수했는지, 임대인과 어떤 내용으로 합의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계약할 때 단순히 “기존시설 사용 가능”이라고 적는 것보다 시설별로 인수관계와 퇴거 시 처리방법을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4. ‘현 시설 상태로 인수한다’고 쓰면 어떻게 될까?
공장 임대차계약서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표현입니다.
“현 시설 상태로 임차한다.”
이 문구만으로 전 임차인이 설치한 모든 시설의 철거책임까지 새 임차인이 무조건 부담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원상복구 범위에 관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는 계약문구 하나만 떼어 보는 것이 아니라 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임대 당시 상태, 임차인의 변경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 나중에 서로 다르게 해석할 여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시설이 많은 공장이라면 ‘현 상태 인수’라는 포괄적인 문구 하나로 끝내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5. 계약서에는 어떻게 적어야 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기존 시설을 구체적으로 구분하는 것입니다.
| 시설 | 계약 시 확인할 내용 |
|---|---|
| 전기배선·분전반 | 기존시설 여부와 퇴거 시 철거·존치 여부 |
| 에어배관 | 전 임차인 설치 여부와 새 임차인의 인수범위 |
| 덕트·환기시설 | 존치 가능 여부와 벽·지붕 관통부 복구방법 |
| 기계기초·앵커 | 철거 여부와 바닥 복구 책임 |
| 칸막이·사무실 | 기존시설인지 새 임차인 설치시설인지 구분 |
시설목록 옆에 ‘존치’, ‘퇴거 시 철거’, ‘임대인에게 반환’, ‘현재 상태 유지’처럼 처리방법까지 적어두면 훨씬 명확해집니다.
6. 새 임차인이 시설을 추가로 변경했다면?
기존 시설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와 새 임차인이 변경한 경우는 구분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 임차인이 설치한 에어배관이 있었는데 새 임차인이 배관을 연장하거나 위치를 바꿨다면 새로 변경한 부분에 대해서는 원상복구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존 분전반에 추가 공사를 했거나 덕트를 연장하고 지붕에 새로운 구멍을 냈다면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입주 당시 상태를 기록해두지 않으면 몇 년 뒤 퇴거할 때 “원래 있었던 시설인지 내가 설치한 것인지”를 두고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7. 전 임차인에게 돈을 주고 시설을 넘겨받았다면?
이 경우에는 단순히 기존 시설을 그대로 사용한 경우보다 확인할 사항이 많아집니다.
전 임차인에게 시설대금을 지급하고 기계나 설비를 넘겨받았다면 시설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이전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그러나 시설의 소유권을 인수했다는 것과 임대인에 대한 원상복구의무를 어디까지 부담한다는 것은 반드시 같은 문제라고 볼 수 없습니다.
전 임차인과의 시설 양도계약뿐 아니라 임대인과 새 임차인 사이의 임대차계약 내용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시설을 유상으로 인수하는 경우에는 시설목록과 금액, 소유권 이전 여부, 퇴거 시 처리방법까지 문서로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8. 가장 중요한 것은 입주 전 사진이다
계약서만큼 중요한 것이 입주 당시 사진과 영상입니다.
공장은 시간이 지나면 시설이 계속 추가되고 변경됩니다.
몇 년 뒤 계약이 종료됐을 때 기억만으로 기존 시설과 새로 설치한 시설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입주 전에 공장 내부를 촬영하면서 다음 시설을 별도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 기계기초와 앵커볼트
- 전기배선과 분전반
- 에어배관과 각종 배관
- 덕트와 환기시설
- 칸막이와 내부 사무실
- 호이스트·선반·작업대 등
- 벽체와 지붕의 기존 관통부분
사진 촬영 날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보관하고 계약서의 기존시설 목록과 함께 관리하면 향후 원상복구 범위를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9. 공장 계약할 때 이런 특약은 어떨까?
공장마다 시설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문구를 모든 계약에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다음 내용을 기준으로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특약 작성 시 확인할 내용
① 계약 체결 당시 존재하는 기존 시설을 별도 목록으로 확인한다.
②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 중 새 임차인이 사용할 시설을 구분한다.
③ 기존 시설의 사용이 곧 철거책임 인수를 의미하는지 여부를 명확하게 정한다.
④ 새 임차인이 추가·변경한 시설의 원상복구 범위를 정한다.
⑤ 계약 종료 시 각 시설의 철거·존치·복구방법과 비용 부담주체를 정한다.
중요한 것은 ‘원상복구한다’는 한 문장보다 무엇을 어디까지 원상복구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적는 것입니다.
관련 글 바로가기
위 글은 공장을 나가는 임차인이 자신이 설치한 시설을 두고 갈 수 있는지를 다룬 내용이고, 이번 글은 새로 들어오는 임차인이 전 임차인의 시설을 사용할 때 향후 원상복구 책임까지 부담하는지를 다룬 내용입니다.
입주 전 체크리스트
- □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 목록을 확인했는가?
- □ 시설의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 확인했는가?
- □ 사용할 시설과 사용하지 않을 시설을 구분했는가?
- □ 시설을 무상으로 사용하는지 유상으로 인수하는지 확인했는가?
- □ 기존시설의 철거책임을 누가 부담하는지 계약서에 적었는가?
- □ 새로 설치하거나 변경할 시설을 구분했는가?
- □ 퇴거 시 존치 가능한 시설을 정했는가?
- □ 바닥·벽·지붕의 현재 상태를 촬영했는가?
- □ 기존시설 목록과 사진을 계약서와 함께 보관했는가?
FAQ
Q1.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을 사용하면 제가 철거해야 하나요?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임차인은 자신이 임차했을 당시의 상태로 반환하면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본적인 판단입니다. 다만 계약내용과 시설 인수관계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2. 계약서에 ‘현 상태로 임차한다’고 적혀 있으면요?
그 문구 하나만으로 전 임차인이 설치한 모든 시설의 철거책임까지 당연히 인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계약 체결 경위와 전체 계약내용, 임대 당시 상태, 임차인의 변경 여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Q3. 전 임차인에게 시설비를 주고 인수했다면 달라지나요?
시설을 유상으로 양수했다면 소유권 관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시설을 소유하게 됐다는 사실과 임대인에 대한 원상복구의무 범위는 구분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서에서 퇴거 시 처리방법까지 명확히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Q4. 기존 에어배관을 제가 연장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입주 당시 존재했던 부분과 입주 후 새로 설치·변경한 부분을 구분해야 합니다. 새 임차인이 변경한 부분은 계약 종료 시 원상복구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공사 전후 상태를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5. 계약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기존시설 목록과 사진입니다. 시설별로 누가 설치했는지, 새 임차인이 인수하는지, 퇴거할 때 철거할지 그대로 둘지를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어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핵심 정리
공장에 전 임차인이 설치한 기계기초, 배관, 덕트, 전기시설 등이 남아 있다고 해서 새 임차인이 그 철거책임까지 자동으로 떠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판례상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임차인은 자신이 임차했을 당시의 상태로 목적물을 반환하면 되고, 종전 임차인 등이 설치한 부분까지 원상회복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실제 공장 임대차에서는 계약내용이 중요합니다.
기존시설 확인 → 인수 여부 결정 → 시설별 철거·존치 구분 → 특약 작성 → 입주 전 사진 촬영 순서로 확인하면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원상복구 분쟁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615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민법」 제654조
- 대법원 2023. 11. 2. 선고 2023다249661 판결
-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다287123, 287130 판결
- 대법원 1990. 10. 30. 선고 90다카12035 판결
※ 이 글은 공장 임대차에서 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의 원상복구 문제에 관한 일반적인 법률정보를 설명한 것입니다. 실제 원상복구 책임은 임대차계약의 체결 경위와 계약내용, 임대 당시 시설 상태, 시설의 인수관계, 임차인의 추가 설치·변경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계약서와 관련 자료를 토대로 법률전문가의 개별 검토를 받으시기 바랍니다.